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전기. 콘센트에 플러그만 꽂으면 불이 켜지고, 전자제품이 작동합니다. 하지만 이 전기가 어떻게, 어디서부터 와서 우리 집까지 도달하게 되는지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
전기는 단순히 '어딘가에서 만들어져 오는 것'이 아닙니다. 발전소에서 시작해 고압 송전망을 타고, 수많은 변전소를 거쳐, 복잡한 배전 계통과 보호장치를 통과해 비로소 우리의 집까지 도달하게 됩니다.
이 글에서는 전기가 만들어지고 집까지 오는 전 과정을 단계별로,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합니다.
🏭 1단계: 발전소 – 전기의 시작점
전기는 먼저 다양한 방식의 발전소에서 만들어집니다. 대표적인 발전소는 다음과 같습니다:
- 수력 발전소: 산이나 댐에서 물의 낙차를 이용해 수차(물터빈)를 돌리고, 그 회전 에너지로 발전기를 작동시켜 전기를 생산합니다.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 방식이지만, 지형과 강수량에 따라 제약이 있습니다.
- 화력 발전소: 석탄, 천연가스(LNG), 석유 등을 연료로 연소시켜 발생한 열로 증기를 만들고,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합니다. 발전량 조절이 비교적 자유롭지만,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 문제가 있습니다.
- 원자력 발전소: 우라늄의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들고,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발전합니다. 대용량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으며, 탄소 배출이 거의 없지만,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가 있습니다.
이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의 전압은 일반적으로 15kV ~ 27kV 수준의 중간 전압입니다. 하지만 이 정도 전압으로는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수용가까지 효율적으로 전기를 보낼 수 없기 때문에, 다음 단계에서 전압을 높여야 합니다.
🔼 2단계: 송전용 변전소 – 고압으로 전압을 승압
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먼 거리로 손실 없이 보내기 위해 송전용 변전소에서는 전압을 대폭 높입니다.
이를 승압이라고 합니다.
구분전압 | 수준용도 |
154kV | 중장거리 송전 |
345kV | 광역 송전망 구성 |
765kV | 초장거리, 국가간 송전 |
전압을 높이면 전류가 줄어들고, 송전 중 열에 의한 손실(I²R 손실)이 크게 줄어듭니다.
그래서 초고압 송전은 효율적인 전력 수송을 위해 필수적입니다.
📦 사용되는 송전 케이블
- 대부분의 송전은 가공 송전선(ACSR: 강심 알루미늄 연선)을 사용합니다. 가볍고 내식성이 뛰어나며 장거리 설치가 용이합니다.
- 도심이나 해저 구간에서는 지중 송전 케이블(CV 케이블, XLPE 절연)이 사용되며, 열적 안정성과 절연 성능이 중요합니다.
🏗️ 3단계: 초고압 송전선로 – 전국으로 전기 수송
전압이 높아진 전기는 거대한 송전탑과 송전선로를 따라 전국으로 퍼져나갑니다.
송전선 구성 방식
- 3상 3선식: R, S, T의 3상 전력만 사용. 중성선이 필요 없는 균형 부하에 사용 (일반적인 고압 송전)
- 3상 4선식: R, S, T + N선 구성. 비대칭 부하 또는 저압 배전에 사용
송전탑의 주요 역할
- 전선 간, 전선과 지면 간 절연 거리 확보
- 낙뢰 보호를 위한 가공지선 설치
- 구조물로서의 기계적 지지 및 장력 분산
송전선로 유형 및 사용 자재
- 송전선은 대부분 **강심 알루미늄 연선(ACSR)**으로 구성되며, 전기전도성과 기계적 강도를 동시에 확보합니다.
- 154kV 이상에서는 복도체 구성(2~4개 연선 병렬 운용)을 통해 코로나 손실을 줄이고 송전 용량을 높입니다.
송전선로는 일반적으로 송전 전용 지대, 산악지역, 철도 인접 구간 등을 따라 설치되어 사람들의 접근이 제한됩니다.
🔽 4단계: 배전용 변전소 – 다시 낮추는 전압, 수용가를 위한 준비
송전된 전기는 이제 다시 배전용 변전소에서 낮은 전압으로 변압됩니다. 이 과정을 강압이라고 하며, 수용가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전압 수준으로 바꾸는 단계입니다.
변전 후 전압 | 공급 대상 |
22.9kV (고압) | 공장, 대형 빌딩, 병원 등 |
380/220V (저압) | 일반 가정, 소규모 점포 등 |
이때 고압으로 수전하는 경우에는 수용가 내부에 자가용 변압기를 설치해 저압으로 바꾸어 사용합니다. 저압으로 수전하는 경우에는 한전에서 공급하는 변압기를 통해 직접 220V로 공급받습니다.
배전 변전소에서 사용하는 주요 설비
- 배전용 유입변압기(몰드 또는 유입식)
- 개폐장치(SWGR, GIS)
- 보호 계전기와 차단기(MCCB, ACB 등)
- 배전용 지중 케이블(CV-W, TR-CNCO-W 등): 도심지역에 주로 사용
배전용 변전소는 도시 내 소규모 변전소 형태로 존재하며, 지역 단위로 전기를 배분하는 허브 역할을 합니다.
🏠 5단계: 배전선로 – 도심 속 전기 도로
배전 변전소에서 강압된 전기는 이제 배전선을 타고 실제 건물과 가정으로 공급됩니다.
- 고압 수전 (22.9kV-Y): 공장 및 대형건물의 수배전반에 연결 → 자가용 변압기에서 380/220V로 변압
- 저압 수전 (380/220V): 한전 변압기에서 직접 R, S, T, PEN의 4선식으로 공급 → 수용가에서 N/PE 분리 (TN-C-S 방식)
이 과정에서 수용가 내 접지극 설치, 차단기 구성, 누전 차단기(ELB) 등 감전 및 화재 보호 장치들이 함께 구성됩니다.
🔌 6단계: 가정 내 전기 사용 – 우리가 만나는 콘센트
마지막으로 전기는 분전반을 통해 각 방과 전기기기에 분배됩니다.
- 일반 가정의 콘센트는 단상 220V, 2선식 (L-N)
- 조명은 대부분 단상 220V, 가전제품도 마찬가지
- 분전반 내에는 차단기, 누전차단기, 접지선 등이 구성되어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설계됨
이처럼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전기 한 줄도, 국가 전체의 전력계통 설계와 수많은 안전장치를 거쳐 오는 것입니다.
📘 마무리 요약 – 전기의 여정 한눈에 보기
- 발전소: 전기 생성 (수력, 화력, 원자력 등)
- 송전용 변전소: 전압 승압 (154~765kV), 송전 케이블은 ACSR 또는 XLPE 사용
- 송전선로: 전국 송전 (3상 3선식, 복도체 구성)
- 배전용 변전소: 전압 강압 (22.9kV 또는 380/220V), 지중 배전 케이블 활용
- 배전선로: 각 지역, 가정으로 공급 (고압 또는 저압 수전 방식)
- 수용가: 수배전반, 분전반 통해 최종 사용
📎 참고 자료
- KEPCO 한전 공식 홈페이지
- KEC (한국전기설비규정) 2021년 개정판
- IEC 60364 국제 규격
- 전기설비기술기준 및 판단기준